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학습 가운데 지적학습에 작용하는 중요 변인들을 추출하고 그 변인들 간의 상호 관계를 기초로 하여 학교학습의 방안을 체계화시킨 것이 J. carroll(1963)의 학교학습모형(model of school learning)이다. carroll의 학교학습모형은 학교학습을 촉진하고 개선하는데 필요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을 제안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교수모형이다. carroll은 학습자가 성취한 학습의 정도가 학습자에게 주어진 과제를 학습하는데 필요한 시간에 대한 학습자의 실제 사용 시간의 비율로 결정된다는 명제를 제안하고 있다. 여기서 학습의 정도는 교수목표에 진술된 도달기준에 비추어 실제로 도달한 학습정도를 뜻하며, 학습에 필요한 시간은 주어진 학습과제를 완전히 학습하여 교수목표로 진술된 수준까지 도달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의미한다. 학습에 사용된 시간은 학습자가 학습과제에 능동적으로 주의를 집중하여 학습에 몰두한 시간을 뜻하며, 학습하는 동안 수동적으로 보낸 시간은 학습에 사용된 시간에서 제외된다. 개인차에 따라 학습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학습에 필요한 시간은 학습속도라는 개념과 대치될 수 있다. 이와 같은 명제를 함수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학습에 사용된 시간의 양
학습의 정도 = f(―――――――――――――――――)
학습에 필요한 시간의 양
carroll(1963)은 학습에 필요한 시간과 학습에 사용한 시간을 결정하는 변인을 개인차변인과 수업변인으로 분류하고, 개인차 변인은 다시 적성․교수 이해력․지구력으로 구분하였으며, 수업변인은 교수의 질․학습기회로 나누고 있다. 이와 같은 다섯 가지의 하위변인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개인차 변인 중 적성(aptotude)은 최적의 교수조건 하에서 주어진 과제를 완전히 학습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뜻한다. 적성이 높으면 과제를 빨리 학습하고 적성이 낮으면 학습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진다. 어떤 과제를 성공적으로 학습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그 과제의 학습적성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carroll의 학교 학습모형에서 의미하는 적성과 교육학이나 심리학에서 의미하는 적성과는 개념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교육학과 심리학에서는 적성을 특정 과제 학습에 필요한 구조적 차이 즉, 일정한 훈련에 의해 숙달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을 의미한다. 교수이해력은 힉습해야 할 과제의 성질과 학습절차를 이해하는 학습자의 능력을 의미하며, 여기에는 학습자의 일반지능과 언어능력이 포함된다. 교수 이해력은 학업적성과 기능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학업적성은 과제의 종류와 성질에 구애되지 않고 모든 형태의 교수 장면에서 학습자가 수업을 이해하는 비교적 항상성이 높은 일반능력을 의미한다. 그리고 지구력은 학습자가 인내력을 발휘하여 학습에 많은 시간을 할달하려는 의욕과 태도를 뜻하며, 학습자의 성격 특성에서 나온 일종의 학습동기에 해당한다.
수업변인 중 교수의 질은 학업성취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학습목표와 학습방법을 사전에 알려줌으로 써 학생들로 하여금 학습과제의 교육적 가치를 인식하게 하고, 그 과제를 학습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수 있도록 적절한 계열로 조직하여 제시하는 등의 노력은 수업의 질을 높이게 할 것이다. 학습기회란 학습자들에게 주어진 일정한 과제를 학습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실제로 허용된 시간을 가리킨다. 각 개인은 학업적성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학습자들에게 주어지는 학습기회는 달라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학습기회와 지구력은 모두 시간으로 규정되기 때문에 혼돈되기 쉽다. 학습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외부로부터 학습자에게 주어진 학습시간을 학습기회라 하고, 학습자가 자기 자신의 의사에 의하여 스스로 학습에 투입하기로 결정한 시간량을 학습에 대한 지구력이라 규정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학습의 정도를 결정하는 변인 중에서 학습에 필요한 시간을 결정하는 변인은 적성과 교수이해력 및 교수의 질이며, 학습에 사용한 시간을 결정하는 변인은 학습기회와 지구력이다. 이들 변인을 이용하여 학습의 정도를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도 있다.
학습 기회․지구력
학습의 정도 = f(―――――――――――――――――――)
적성․교수 이해력․교수의 질
교수의 질이 좋으면 학습과제를 이해하는 정도가 높아지므로, 교수의 질과 교수이해력은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교수의 질은 학습과제에 대한 학습자의 지구력에 영향을 미친다. 학습기회와 지구력이 다소 낮아도 적성이 높으면 학습과제를 일정한 시간내에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적성이 낮은 학생이 다른 학생과 동일한 시간 내에 주어진 과제를 학습하려면 교수의 질을 알맞게 조정하여 교수 이해력을 높여야 할 뿐 아니라 학습기회와 학습에 대한 지구력도 증대시켜야 한다. 이러한 사실은 학습의 정도를 높이기 위해서 이상의 다섯 가지 변인을 효과적으로 조정하고, 변인들 간의 역동적인 상호관계도 고려하여 교수과정과 방법을 조절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결국 carroll은 학습의 정도를 높이기 위해 학습자의 적성, 교수이해력, 지구력, 교수의 질, 학습기회를 효과적으로 조정할 것을 제안하고 있으며, 학교학습 모형은 교수에 작용하는 변인들을 통제하는 절차와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carroll의 학교 학습 모형은 B. Bloom(1968)이 제시한 완전학습(mastery learning)에 이론적 기초를 제공하였다. Bloom은 학교학습 모형을 학습현장에 적용시키기 위하여 다양한 수업전략을 구상하고 재조직하여 완전학습에 관한 이론을 발표하고 실천적인 교수이론으로 전개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전체 학생들 중 약 95%의 학생들이 주어진 학습과제의 약 90% 시상을 완전히 학습해내는 것이 완전학습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신체적 혹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약 5%의 학생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습자의 적성이나 교수 이해력 그리고 지구력에 알맞는 최상의 수업조건이 제공된다면 거의 완전히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완전학습 모형에서 학습자의 학습정도는 학습자가 학습을 위해 필요로 하는 시간량에 대해 학습에 투입한 시간의 비율에 의해 결정된다고 본다. 위에서 실펴본 carroll의 모형과 마찬가지로 학습의 정도는 다음과 같은 함수로 표현할 수 있다.
학습에 사용한 시간
학습의 정도 = f(―――――――――――――――)
학습에 필요한 시간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완전학습에서는 시간 변인을 가장 크게 강조하고 있으며, 충분한 시간만 제공되면 대부분 만족할 만한 수준의 학업성취를 보일 수 있다고 가정한다 따라서 Bloom은 학업적성이 매우 낮은 학습자라 하더라도 학습에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주면 어떤 학습과제라도 학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때 단순히 많은 시간 즉, 투입되는 시간의 양을 늘리는 것보다는 위에서 살펴본 다섯 가지 변인들의 효과적인 조정과 변인들 간의 역동성을 고려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 참고문헌 : 학교학습 효과를 의한 교육심리학, 고려대학교 교수 임규혁 지음, 출판사-학지사